그랜드캐년 노스림 트랙킹과 제자훈련

박목사 0 5,310

 예전에 미국에서 공부할 때 동료 목사님과 그랜드캐년 노스림 트랙킹을 다녀와서 썼던 글입니다.

 이번에 강북우리교회에 와서 첫 제자훈련을 수료하면서 그때 썼던 글이 생각이 나서 찾아서 다시 올려봅니다.

 

 

그랜드캐년 노스림 트랙킹과 제자훈련 

참으로 힘든 여정이었다. 하지만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달은 귀한 시간이었다. 2009 8 9일 밤 9, , 그리고 4분의 동료 목사님들 과 함께 기아 세도나 밴에 몸을 싣고 노스림을 향해 밤을 새며 달려갔다.

노중에 라면을 끓여 먹고- 이 맛은 끌여 먹어 본 자만 그 맛을 안다- 차 안에서 동이 터오는 것을 보며 목적지에 다 달았다.

 

<함께 함의 중요성을 깨달은 노스림 트랙킹: 제자훈련 과정의 새로운 중요성을 깨닫다>

둘째날 아침, 우리는 노스림- North Kaibab Trail을 했다. 정말 지금 다시 생각만 해도 내가 어떻게 그 트레일을 걸을 수 있었을까 생각하게 만드는 정말 죽다가 살아난 힘든 트레일 이었다.

처음에는 정말 멋도 모르고 아래로, 또 아래로 내려가기만 했다. 그러나 그것이 나중에는 얼마나 큰 고통과 후회를 만들어 낼지를 내려가는 당시에는 정말 알지 못했다. 아침 730분쯤 내려가기 시작한 트레일은 오전 11시가 넘어서야 우리의 첫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었다.

첫 목적지에서 준비한 주먹밥을 먹고 휴식을 가진 뒤 12시가 되어서 우리는 다시 출발지였던 곳으로 올라가기를 시작했다. 평상시의 등산은 처음에는 힘들지만 나중에는 내려가는 길이라 그래도 쉽게 길을 갈 수 있지만, 그랜드캐년의 경우는 내려가는 길도 어렵지만 올라가는 길은 더더욱 어려웠다.

때는 햇볕이 쨍쨍 내려 쬐는 오후! 정말 숨이 콱콱 막히는 더위와, 가파른 급경사를 올라가야 하는 상황이, 심적인 부담을 한층 더 무겁게 하였다. 조금만 가도 금방 심장이 헉헉거리고, 터질 것만 같았다. 가도가도 끝이 보이지 않고 보이는 것은 꼬불 꼬불 계속 되는 급경사! 정말 지금 다시 생각만 해도 내가 그곳을 어떻게 다녀왔나 하는 의문과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게 만드는 고통이다.

정말 몇 번이고 포기하고 싶었다. 도저히 못올라 갈 것 같았다. 하지만 그곳을 올라갈 수 있었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 그것은 함께 함의 힘이었다. 함께 올라가는 동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뒷 쳐지는 나를 기다려주고 격려해주고 함께 해주는 동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 멤버 중에는 나보도 훨씬 체력이 좋고, 산을 잘 타는 이도 있었다. 그를 따라가다 보면 내 체력은 금방 바닥이 나고 도저히 그를 따라갈 수 없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속도를 주장하지 않았다. 나의 속도를 맞춰주었다. 때론 기다려주고, 때론 나보다 뒤에서 따라와 주고, 이러한 배려와 도움이 있었기에, 체력이 월등히 좋지 못한 내가 그 힘든 트레일을 완수할 수 있었다.

 

 나는 이 트레일을 경험하고 제자훈련의 과정을 생각해보았다. 제자훈련도 1년이라는 장기간에 걸친 고된 영적 여정의 트레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힘든 과정이기에 제자훈련을 하다보면 과정 중에 중도 포기하는 훈련생이 나오기도 한다. 어떻게 하면 모든 훈련생이 함께 훈련을 잘 마칠 수 있을까? 여기에는 훈련생 한 명 한 명을 보살펴 주고 관심을 갖고 지켜봐 주는 가이드, 교역자가 필요하다. 교역자는 제자훈련의 모든 코스의 전과정을 아는 자야 한다. 그래서 그 과정에서 어떤 일이 생겨나고, 어떤 돌발상황이 벌어지는 예상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훈련생들이 지쳐 힘들어 할 때에는 무리하게 계속 훈련을 진행할 것이 아니라 휴식을 주고 적당히 쉬게 할 줄 아는 여유가 필요하다. 또한 때로는 무작정 쉬게 할 것이 아니라 좀더 힘을 낼 수 있도록 격려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것이 교역자의 역할이다.

훈련생들끼리는 서로 다른 상황과 처지를 고려하여 강한 자가 약한 자를 위해 자신의 것을 양보하고 내어 줄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하다. 또한 약한 자는 자신의 약함을 핑계로 포기하고 낙오해서는 안되고 강한 자를 본받아 따라가기 위해 힘을 서야 한다. 이러한 서로를 배려하고 함께 하는 과정이 모두를 변화시키고 성령 안에서 새롭게 되는 새로운 삶을 깨닫고 누리게 하는 것이다. 또한 자신의 문제가 무엇이고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보게 만들어 준다. 그리고 함께 힘든 순간을 지내왔기에 훈련생들 간에 끈끈한 전우애(?)를 갖게 만들어 준다. 이것이 제자훈련의 그 과정이 만들어 주는 유익이라 생각이 든다.   

노스림 트레일을 하면서 다음 번 제자훈련을 한다면 조금은 힘든 등산을 제자반 훈련생들과 함께 하는 것도 유익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과정이 제자훈련의 과정의 의미와 그 뜻을 깨닫게 해 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참 안식의 의미를 깨닫다>

트레일을 걷는 과정에서 가장 바라는 것은 빨리 최종 목적지에 다다르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금방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따라서 걷는 과정에서 순간 순간 기다려지는 것은 휴식의 시간이었다. 하지만 그 휴식은 잠시 잠깐일 뿐, 영원한 안식은 주지 못했다. 목적지에 다다라서야 비로소 계속 올라가야 한다는 모든 심적 부담을 다 떨쳐버리고 참된 평안을 누릴 수 있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이 세상을 사는 우리의 모습이 아닌가 생각을 해본다. 이 세상에서 우리가 누리는 안식은 참된 안식이 아니라, 잠시 잠깐의 휴식일 뿐이다. 우리가 영원한 안식을 누리는 것은 바로 저 하늘, 주님이 계신 곳에서이다. 우리는 그 곳을 향해 가기 위해 오늘을 살고 있는 것이다. 힘들지만 우리에겐 반드시 도달할 그 종착지가 있다. 그곳에 다다르면 우리는 참된 안식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얼마나 기쁜가? 얼마나 소망이 되는가?

<참 구원의 의미를 깨닫다>

트레일을 하면서 정말 도저히 내 힘으로는 올라 갈 수 없는 순간이 있었다. 너무나 힘들어서, 너무나 고통스러워서그때 드는 생각은 누군가가 나를 저 위로 올려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바램이었다.

그때 한 생각이 들었다. 이것이 구원이구나! 내가 도저히 할 수 없는 것, 이룰 수 없는 것을 내가 얻게 되는 것! 그것이 구원이라는 생각! 도저히 짊어지고 갈 수 없는 죄의 굴레를 나의 주님이 십자가에서 대신 지어 주시고 부활을 통해 나의 모든 죄를 해결하시고 나를 하나님의 자녀 삼아주신 바로 그 사건! 그로 인해 내가 자유해지고 내 짐이 가벼워진 바로 그 사건! 그것이 바로 구원이었다.

<예배! 하나님의 임재를 꿈꾸다>

그랜드 캐년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단지 미국인들만이 아니라 전세계에서 온 다양한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들은 비싼 돈을 들여 비행기를 타고, 차를 타고, 힘들게 이곳에 왔다. 광활한 자연을 보기 위해서. 그들을 이곳으로 이끈 이유는 바로 이것이다. 그랜드캐년이 주는 자연의 광대함을 보기 위해서이다. 이것은 크리스챤이나 넌크리스챤이나 공통된 이곳에 오는 이유이다. 그런데 이 많은 사람들은 이 광대한 자연의 조각가는 바로 하나님이심을 알고는 있을까? 하나님의 광대하심과 위대하심을 깨닫고 있을까? 정작 그 하나님은 깨닫지 못하고 그 하나님의 그림자인 그랜드캐년만을 보고 즐기는 모습이 내게는 왠지 씁쓸한 기분으로 다가왔다.

나는 이곳에 모인 사람들을 보면서 주일날 예배에 모이는 사람들을 생각해 보았다. 주일날 예배에 모이는 사람들은 왜 교회로 나아오는 것일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은 그렇게 힘들게 고생을 하면서 하나님이 만드신 이 자연을 보러 이곳으로 나오는데, 왜 많은 사람들이 오늘날 정작 그 자연을 만드신 하나님이 계신 교회로는 모이지 않는 것일까? 생각해보니 참으로 재미있는 아이러니이다.

오늘날 교회는 이점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교회는 장엄한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가이드들이 그랜드캐년의 장엄함을 보고 체험할 수 있도록 가장 멋지고 좋은 포인트로 인도해주는 것처럼, 오늘날 목회자들은 예배를 통해 사람들이 크신 하나님, 장엄하신 하나님을 경험할 수 있도록 예배의 포인트로 인도해주어야 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그 하나님을 영혼의 눈으로 보고, 느끼고 체험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Comments

주 안에서 사랑하는 성도님께

댓글 1 | 조회 3,780
​사랑하는 성도님! 코로나 팬데믹으로 얼마나 수고가 많으십니까?그 큰 어려움 속에서도 한결같은 믿음과 사랑으로 인내하며 달려오신 성도님을 생각하니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우리 하나님… 더보기

요한복음 필사방법

댓글 2 | 조회 5,249
사랑하는 우리 성도님들 평안하신가요?금번 <요한과 함께 예수님 만나기: 예수님을 만나는 21일의 여정> 캠페인을 전교회적으로 시행하면서 요한복음 필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더보기

역병의 때에 안식월을 보내며

댓글 0 | 조회 3,924
​사랑하는 성도님들께 주님의 이름으로 문안드립니다. 다들 평안하신가요? 저는 성도님들이 허락해주신 안식월을 통해 교회가 무엇인지, 목회가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며 시간을 잘 … 더보기

2020년 교역자 수련회를 다녀와서

댓글 0 | 조회 4,627
​2020년 새해를 시작하며 교역자들과 짧지만 너무나 행복한 교역자 수련회를 잘 다녀왔습니다.서로 있던 곳이 다르고 그동안 보고 경험한 것이 다르지만이곳 강북우리교회로 부름을 받아… 더보기

2019년 새해 매일성경 말씀과 함께

댓글 0 | 조회 5,148
​​사랑하는 강북우리교회 성도님들! 2019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 한해에도 우리 크신 주님의 사랑과 은총이 성도님의 가정과 일터 위에 충만히 임하시길 기도합니다. 2019년에… 더보기

큐티교재를 바꾸며

댓글 1 | 조회 5,342
사랑하는 강북우리교회 성도님들께..​​성도님들! 주님의 사랑과 은혜로 문안드립니다. ​그동안 교회는'매일성경'큐티교재를 가지고 새벽기도회와 순모임에서 말씀묵상을 해왔습니다. ​3월… 더보기

NEW FACE

댓글 2 | 조회 4,944
사랑하는 강북우리교회 성도님들께...지난 주일은 그동안 51일의 광야생활을 마치고 거룩한 땅으로 들어서는 감격의 주일이었습니다. 그동안 성도님들의 기도와 헌신과 수고의 열매를 함께… 더보기

사랑하는 성도님들께

댓글 0 | 조회 4,452
​ 강북우리교회에 부임한지 어느덧 4년 하고 6개월이 지났습니다. 2013년 1월 첫 주일에 부임한게 엊그제 같은데 정말 시간은 빨리 달려간 것 같습니다. 그동안 정말 감사한 것은… 더보기

교역자 수련회를 다녀와서

댓글 0 | 조회 5,023
2017년! 새로운 기대와 꿈을 품고 교역자 수련회를 잘 다녀왔습니다.정말 지난 연말 여러 행사와 연초 신년예배와 신년부흥회까지 정말 쉼 없이 열심히 달려온 교역자들과 함께짧은 수… 더보기

성경의 배경을 쉽게 공부하는 방법

댓글 0 | 조회 4,982
성경은 하나님께서 당신을 직접 계시해주신 유일한 책입니다. 성경은 이것을 가리켜 "하나님의 감동으로 쓰여졌다"라고 말씀합니다. 하지만 성경은인간 저자들을 통해서 문화와 역사를 배경… 더보기

탕자의 귀향

댓글 0 | 조회 5,605
​ 헨리 나우웬은 램브란트가 그린 <탕자의 귀향> 그림을 보고 누가복음 15장에 나오는 돌아온 아들에 과한 예수님의 비유를 깊이 묵상하게 된다. 그리고 저술한 책이 바로… 더보기

가정을 회복시키는 교회

댓글 0 | 조회 3,923
사랑하는 성도님들! 우리교회가 꿈꾸는 다섯 가지비전 가운데 세번째 비전은 "가정을 회복시키는 교회"입니다. 이 비전 속에는 부부관계 뿐만 아니라 부모와 자녀간의 관계를 어떻게 하면… 더보기

부활 (Risen)

댓글 0 | 조회 3,986
고난주간과 부활절을 맞이하면서 최근 극장가에 기독교 영화들이 개봉을 하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복음서에 나오는 예수님의 부활 사건을 모티브로 영화적 상상력을 가지고 흥미롭게 만든기… 더보기

제자훈련과 관련해서

댓글 0 | 조회 6,499
제 2 기 제자훈련을 앞두고 몇가지 용어를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l 제자도 성경에는 ‘제자도’(discipleship)라는 말이 없다. 그리고 제자라는 말의 정의도 설명되지 않았다… 더보기

교역자 수련회를 다녀와서

댓글 3 | 조회 4,859
​2016년 새로운 교역자들과 함께 수련회를 잘 다녀왔습니다. 1박 2일의 짧지만 너무나 알찬 수련회를 보냈습니다. 함께 서로 교회의 비전과 계획들을 나누고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이 … 더보기
페이스북에 공유 트위터에 공유 구글플러스에 공유 카카오스토리에 공유 네이버밴드에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