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1:43-51
예수께서 빌립을 만나 나를 따르라 하시고 빌립은 나다나엘을 찾아가 예수를 만난 것을 전한다.
아마 두 사람은 친구 사이고 평소 예수님이 오시기를 기다리며 마음이 통하지 않았을까?
빌립이 우리가 기다리던 바로 그 예수를 만났어! 라고 말하지만 바리새인들에게 질리고 예수님 기다리기에 지쳐가던 나다나엘은 나사렛에서 무슨 선한 것이 날 수 있느냐고 대답한다.
그런 나다나엘에게 빌립은 와서 봐!
어떤 설명도 필요 없는 와서 보라는 확신에 찬 말에 나다나엘은 아니기만 해 봐! 하며 빌립을 따라 나섰을지 모른다.
나다나엘이 빌립과 함께 예수께로 향해오는 거침없는 발걸음이 느껴지는 것 같다. 빌립은 너도 곧 내 말을 알게 될 걸 하는 미소와 나다나엘은 빌립의 확신이 어디서 온 건지 궁금했을 것 같다. 그렇게 자기에게로 나아오는 그를 보고 계신 예수님
나다나엘이 어떻게 나를 아시나이까 물었을 때 빌립이 너를 부르기 전에 무화과나무 아래에 있을 때에 보았다고 대답하신다. 그 말에 나다나엘의 태도가 180도 바뀌어 랍비여 당신은 하나님의 아들이시요 이스라엘의 임금이로소이다 한다.
넙죽 엎드리며 절하는 나다나엘을 상상해본다.
말씀을 읽으며 나다나엘이 무화과나무 아래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상상해봤다. 그 무화과나무 아래에서 나다나엘은 아무도 모르게 무언가를 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게 은밀한 죄일 수도 있고 기도일 수도 있고 예수님이 오시면 어떻게 하겠다는 약속일지도 모른다.
나는 요즘 세탁기 앞에서 예수님을 찾는다. 세탁기가 고장이 나서 탈수 할 때마다 기관총 소리가 나기 때문에 세탁기 앞에 서서 정지 버튼을 눌렀다가 다시 동작을 누르기를 반복하며 소리가 나지 않을 때까지 세탁기 앞에 있게 되었다.
나는 세탁기와 하나님과 얽힌 사연이 또 있다. 2016년 세탁기 탈수 기능이 고장이 나서 빨래를 일일이 손으로 짜야했는데 손바닥이 얼마나 아픈지 모른다. 하나님께 세탁기 바꿔달라는 기도를 얼마나 했는지 모를 그때 아이들 할아버지께 연락이 왔다. 아이들을 데리고 한 달 동안 유럽여행을 다녀오라는 좋은 소식이었지만 나는 세탁기가 시급해서 유럽여행이 하나도 좋지가 않았다.
유럽여행 준비하라고 주신 돈으로 세탁기를 바꿔버리고 싶기도 했지만 그러진 못했다.
그렇게 21일간 유럽여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왔을 때 남은 돈 25만원을 가지고 기도했다. 하나님 이 돈에 꼭 맞는 세탁기가 있게 해주세요. 쏜살같이 기도를 마치고 중고센터로 달려갔다. 세탁기 있어요? 얼마예요? 15만원이라는 아저씨 말에 나는 대답했다. 25만원짜리 있나요? 나는 하나님께 기도한대로 25만원짜리 중고 세탁기를 사서 얼마나 행복했나 모른다.
그리고 지금 다시 기관총 소리를 내는 세탁기 앞에 서있다. 나의 처음 기도는 세탁기가 고쳐지게 해주세요 였고 그 다음 기도는 세탁기를 멈췄다 움직였다 하는 동안 제가 짜증이 나지 않게 해주세요 였고 이제 어떻게 해도 따발총 소리를 멈추지 않는 세탁기 탈수가 돌아가는 5분 동안 기도를 한다.
입으로 기도하면서 속으로 생각한다. 지난번에는 유럽을 보내주셨는대 이번에는.. 코로나 때문에 외국은 못 나갈 텐데 하며 하나님께서 보이실 더 큰 일을 기대하고 있는 나
그리고 세례 요한을 보내신 것처럼 요한 목사님을 보내신 하나님을 믿는 마음으로 목사님의 말씀과 사역에 잘 동참해야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