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드로전서 1, 2장
베드로전서 강해를 시작하시며 베드로전서 필사를 권하신 목사님 그치만 해야 할 일이 산적해있고 목사님께서 베드로전서가 짧다고 하신 말씀에 기대어 끝나기 전에만 하면 되겠지 했다. 그런데 주일 설교 전 목사님께서 베드로전서 필사를 끝낸 사람은 베드로후서도 필사해보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 나는 최대한 부드럽게 생각해보려고 노력했다. 영상 속 목사님께 속으로 대답을 했다. ‘목사님이 무심코 던진 돌에 성도가 맞는다는 생각을 해보실 수는 없는 건가요.’
나는 최근에 하나님 은혜로 꿈에 그리던 성경 만화를 시작했지만 하나님이 그동안 길을 열어주시지 않아서 정말 시켜주실 줄은 모르고 습관처럼 기도만 했더니 실력은 과거에 머물러있어서 하루하루 배울 게 많아 미치겠는데 베드로후서요?! 그럼 처음부터 베드로전후서 필사라고 말씀하시지 그러셨어요!
라고 생각을 할 뻔했지만 다행히 성령 하나님께서 내 생각을 멈추게 도와주셔서 주일 예배를 은혜 가운데 잘 마칠 수가 있었다. 그리고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떠올라 베드로전서 필사를 시작하게 되었다.
성경책에서 말씀을 눈으로 읽고 공책에 옮겨 적을 때 틀리게 쓰지 않으려고 입으로 읽으며 성경책과 공책을 오가며 말씀을 적는 동안 이전에 출석하던 교회 담임 목사님과 했던 대화가 떠올랐다. 하나님을 늦게 만나서 다른 사람들처럼 성경을 알려면 한시가 급하던 나는 목사님께 성경을 단 시간에 이해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었었고 목사님께서는 날마다 시간을 내어 꾸준히 해나가는 것을 말씀해주셨다. 나는 아쉬워서 “그래도 무슨 특별한 방법이 있지 않을까요?”라고 간절한 눈빛으로 물었고 목사님께서는 웃으시며 말씀하셨다. “그런 경우가 있기도 해요. 어떤 사람이 성경을 너무 알고 싶어서 하나님께 기도를 열심히 했는데 하나님이 은혜를 주셔서 눈을 감으면 성경책이 촤라락 펼쳐지는 거야. 베드로전서 몇 장 몇 절 이러면 성경책이 촤라락 넘겨지면서 딱 말씀이 보이는 거지.”
오늘 필사를 하면서 목사님이 그때 하신 말씀이 거짓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 왜냐면 성경을 자주 읽다 보면 내가 찾는 말씀이 어디에 있는지 금방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네비게이션을 켜고 길을 찾아가는 것처럼.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때 목사님이 말씀하신 그 분은 기도만 열심히 한 게 아니라 눈을 감아도 성경책장이 넘어갈 정도로 성경을 많이 읽고 쓰셨겠구나. 내가 그림을 못 그리는 이유가 기도만 했기 때문인 것과 대조적으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