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기도는 하나님 자녀라면 마땅히 나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강북우리교회에 오기 전까지는 그랬다.
그런데 목사님 설교 말씀을 통해 나를 콕콕 찌르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푹푹 쑤시기까지 했다.
기도가, 섬김이, 행위가 나의 의가 조금이라도 들어가 있지 않느냐는 질문과 그런 것은 하나님께서 기뻐 받지 않으신다는 말씀이었다.
나는 믿었던 친구에게 배신을 당하는 것 같은 기분을 경험하며 새벽기도의 갈 바를 잃고 비틀거렸다. 아니면 기를 쓰고 산을 올라왔더니 처음 오르려던 산이 저만치 떨어져 보이는 것 같았다. 맙소사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알 길이 없었다. 나도 모르게 생기는 나의 의를 내 생각이지만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생각과 마음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말이다. 이런 내 모습으로는 아침을 깨워 주시는 하나님께 감사로 기도를 드려도 기뻐 받으시지 않으신다는 거짓말 같은 사실을 점점 실감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믿음 생활 잘 하고 있는 나와 하나님 사이를 갈라놓는 것 같아 목사님들을 미워하려고 했지만 목사님은 하나님이 내게 주시는 말씀을 전하는 것 뿐인데, 잘못이 없다는 걸 알게 하셨다.
그렇게 반인반수 모양으로 새벽기도를 계속 하다가 주저앉았다. 앉기가 무섭게 편해졌고 탓은 하나님 탓을 하면 그뿐이었다. 얼마 동안은 회개하는 듯 했지만 곧 새벽잠의 달콤함을 알아서 밤마다 하나님께 나를 깨우지 말라고 엄포를 놓았다. 그렇게 영영 새벽에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복이 떠나가는 것처럼 보였다.
열차가 떠나고 역에 남아 열차 꽁무니를 바라보다가 조용해진 역사 안으로 들어가 의자에 앉아 웃을까 울을까 망설이고 있는 나였는데...
그런데 오늘 새벽 놀라운 일이 있었다.
새벽 어두운 가운데 잠에서 깨어 화장실에 가 앉았다. 그러면서 ‘지금이 몇 시일까? 다섯 시 전이면 새벽기도 갈 텐데’ 그 순간 내 안에서 우렁찬 소리가 들려왔다.
“정미야, 일어나라, 내가 새 힘을 주리니! 일어나 너 걸어라, 내 너를 도우리”
하나님께서 친히 나를 돕기로 하셨다는 소리에 발맞춰 옷을 입고 가방을 챙겨 힘차게 교회로 향했다.
“나의 등 뒤에서, 나를 도우시는 주, 때때로 뒤돌아보면 여전히 계신 주! 잔잔한 미소로 바라보시며 나를 재촉하시네”